월말에 통장 정리를 하다가 방송 관련 지출이 눈에 들어왔다. 트위치 구독 3개, 숲 별풍선 충전 2회, 도네이션 몇 건. 하나하나는 소액이라 별 생각 없이 썼는데, 합치니까 한 달에 15만 원 정도 되더라. 15만 원이면 OTT 서비스 넷플릭스 기본이 월 1만 3천 원인데, 그것의 10배가 넘는 금액을 방송에 쓰고 있었던 거다. 물론 이걸 비싸다고만 볼 수는 없다. 내가 얻는 즐거움의 가치도 있으니까. 근데 한번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비중은 트위치 구독이었다. 티어1 구독이 월 5.99달러, 약 8천 원인데 이걸 3개 채널에 하고 있으니 월 2만 4천 원 정도. 이건 고정 지출이라 매달 빠져나간다. 별풍선은 한 달에 2-3만 원 정도 충전해서 좋아하는 BJ한테 쏘고 있었다. 한 번에 만 원씩 충전하는데, 방송 보다가 분위기에 휩쓸려서 한 달에 두세 번 충전하게 된다. 도네이션은 불규칙한데 평균적으로 월 5-7만 원 정도. 특별한 방송이나 기념일 방송 때 좀 더 쓰는 편이다. 이렇게 합치면 꾸준히 15만 원 내외가 나간다. 15만 원이라는 금액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내 한 달 여가비 예산이 30만 원인데 그 절반을 방송에 쓰고 있다는 게 좀 충격이었다. 영화 한 편이 1만 5천 원, 노래방 한 번이 2만 원 정도인데, 그 돈이면 영화 10번을 볼 수 있다. 물론 방송 시청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시간당 비용으로 따지면 오히려 저렴할 수도 있다. 하루 평균 3시간 방송을 본다고 치면 월 90시간이고, 15만 원 나누기 90시간이면 시간당 약 1,667원이다. 이 정도면 다른 취미에 비해 오히려 경제적인 편일 수도 있다. 금액 자체보다 더 문제라고 느낀 건 후원 습관이었다. 계획적으로 후원하는 게 아니라, 방송 분위기에 휩쓸려서 충동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시청자들이 후원하니까 나도 따라서 하는 식. 특히 후원 경쟁이 붙는 상황에서 가장 많이 쓰게 된다. 누군가가 5만 원을 쏘면 다른 사람이 10만 원을 쏘고, 그러면 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생기더라. 이건 건강한 소비 패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월 예산을 미리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쓰기로 했다. 월 8만 원까지만 방송 관련 지출로 허용하고, 넘으면 그 달은 더 이상 후원하지 않는 규칙을 세웠다. 자기 후원 습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면 기록이 필요하다. 나는 간단하게 메모장에 후원할 때마다 날짜, 금액, 대상을 적기 시작했다. 한 달 치가 쌓이면 패턴이 보인다. 또 다른 시청자들의 후원 규모를 보면 내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큰손탐지기에서 후원 순위를 보면, 상위 후원자들의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걸 보면 내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비교해보니 나는 중간 정도였다. 큰손은 아니지만 완전 소액도 아닌, 적당히 쓰는 시청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지출을 줄이면서도 구독만큼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구독은 광고 제거, 전용 이모티콘, 구독자 배지 같은 실질적인 혜택이 있고, 스트리머한테도 안정적인 수입이 된다. 도네이션은 일회성이라 뿌듯함도 잠깐이지만, 구독은 매달 유지되면서 꾸준한 응원이 된다. 비용 대비 만족도로 따지면 구독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독도 3개에서 2개로 줄였다. 솔직히 세 번째 채널은 요즘 잘 안 보게 됐는데 관성적으로 구독을 유지하고 있었더라. 안 보는 채널 구독은 과감하게 끊는 게 맞다. 후원은 스트리머와 시청자 모두에게 좋은 문화다. 스트리머는 수입을 얻고, 시청자는 감사를 표현하고. 하지만 이게 부담이 되는 순간부터는 건강하지 않은 거다. 자기 형편에 맞는 범위 안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게 핵심이다. 후원 안 해도 방송은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채팅 참여만으로도 스트리머한테 도움이 된다. 시청자가 있다는 것 자체가 스트리머한테는 큰 힘이니까. 전체적인 후원 시장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실시간 후원 순위 확인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데, 데이터를 보면 소액 후원자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소액이어도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이번 정리를 통해 앞으로는 월 예산 8만 원 안에서 계획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구독 2개 유지하고, 나머지는 정말 특별한 방송이 있을 때만 도네이션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니까 오히려 후원할 때 더 신중해지고, 한 번의 후원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무분별하게 쓸 때보다 만족도가 높아졌다. 방송 소비도 다른 소비와 마찬가지로 계획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경험이었다.통장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었는지 뜯어봤다
이게 과소비인 걸까
후원 습관을 돌아보게 된 계기
내 후원 패턴을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
구독은 유지할 가치가 있었다
건강한 후원 문화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방송 소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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