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방송을 처음 봤을 때 채팅에 알 수 없는 글자와 이모티콘이 가득했다. Kappa, PogChamp, LUL 같은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왜 다들 쓰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됐다. 알고 보니 이게 트위치만의 독특한 이모티콘 문화였다. 각 이모티콘에는 의미가 있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일종의 암묵적 규칙이 있더라. 이걸 이해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지만, 한번 알고 나면 채팅이 10배 더 재밌어진다. 트위치에는 전체 채널에서 쓸 수 있는 글로벌 이모티콘이 있다.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면, Kappa는 비꼬는 뉘앙스로 쓰이고, 4Head는 실없는 농담에 반응할 때 쓴다. ResidentSleeper는 지루할 때, DansGame은 역겨울 때 쓰는 식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PogChamp(현재는 PogChamp 변형)인데, 놀라운 플레이나 임팩트 있는 순간에 사용한다. 채팅이 PogChamp로 도배되면 지금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이모티콘만 알아도 기본적인 채팅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채널별 이모티콘과 BTTV/FFZ 확장 이모티콘에 있다. BetterTTV(BTTV)와 FrankerFaceZ(FFZ)는 트위치 채팅에 추가 이모티콘을 제공하는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다. 이걸 설치하면 기본 이모티콘 외에 수천 개의 추가 이모티콘을 쓸 수 있다. BTTV 이모티콘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OMEGALUL, monkaS, PepeHands 같은 것들이다. OMEGALUL은 진짜 웃길 때, monkaS는 긴장되는 상황에서, PepeHands는 슬프거나 안타까울 때 쓴다. 이 확장 이모티콘들은 설치하지 않으면 글자로만 보이기 때문에, 처음 보면 왜 사람들이 이상한 글자를 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트위치를 본격적으로 즐기려면 BTTV나 FFZ 설치는 필수라고 본다. 각 채널에서 구독하면 그 채널만의 고유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채널 이모티콘은 스트리머가 직접 디자인하거나 의뢰해서 만드는 건데, 그 채널의 문화와 밈을 담고 있어서 소속감을 줬다. 구독 티어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이모티콘이 해금되고, 구독 기간이 길수록 충성도 이모티콘도 추가된다. 이모티콘 수집이 구독의 큰 동기가 되는 시청자도 많다. 다른 채널 채팅에서 내가 구독 중인 채널의 이모티콘을 쓸 수도 있어서, 일종의 뱃지처럼 기능하기도 한다. 내가 어떤 채널의 팬인지 이모티콘으로 보여주는 거다. 이모티콘 밈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스트리머가 특정 상황에서 이모티콘을 재밌게 사용하면, 그게 퍼져서 전체 트위치 문화가 되기도 한다. POGGERS, Sadge, widepeepoHappy 같은 이모티콘들은 처음에는 한두 채널에서만 쓰이다가 점점 전체 트위치로 확산된 케이스다. 이런 밈의 탄생과 확산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트위치 시청의 재미 중 하나다. 이모티콘 문화가 활발한 채널일수록 채팅 참여도 높고 후원도 활발한 경향이 있다. 실시간 후원 순위 확인에서 상위권 스트리머들을 보면, 대부분 독특한 이모티콘 문화를 가진 채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글로벌 이모티콘 외에 한국 트위치에서만 유행하는 이모티콘이나 밈도 있다. 한국어 채팅 문화가 영어권과는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이모티콘이라도 사용 맥락이 다른 경우가 있다. 한국 스트리머들의 채널 이모티콘은 한국 인터넷 밈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유행어나 드립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서 채팅에서 활용하는 식이다. 이런 한국적 감성의 이모티콘이 채팅을 더 재밌게 만든다. 숲이나 치지직에서도 자체적인 이모티콘 시스템이 있지만, 트위치만큼 깊고 다양한 이모티콘 문화를 가진 플랫폼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과장이 아니라, 트위치 채팅의 즐거움 중 절반은 이모티콘에서 나온다. 수천 명이 동시에 같은 이모티콘을 쓰면서 만들어내는 통일감, 상황에 딱 맞는 이모티콘이 터질 때의 쾌감. 이걸 모르면 트위치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모티콘 문화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스트리머 커뮤니티에도 더 깊이 들어가게 되고, 구독이나 후원에도 관심이 생긴다. 큰손탐지기에서 인기 스트리머들의 현황을 보면서 어떤 채널의 이모티콘이 매력적인지 탐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트위치 이모티콘 문화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변한다. 새로운 이모티콘이 생기고, 오래된 이모티콘은 사라지고,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이 살아 있는 문화를 실시간으로 체험하는 게 트위치의 매력이다.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두 달만 채팅에 참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모르는 이모티콘이 있으면 검색해보거나 다른 시청자한테 물어보면 된다. 트위치 커뮤니티는 의외로 친절한 편이다.처음에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기본 글로벌 이모티콘부터 알아보자
BTTV와 FFZ가 뭔지도 알아야 한다
채널별 이모티콘은 소속감의 상징이다
이모티콘 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한국 트위치만의 이모티콘 문화
이모티콘을 모르면 채팅의 절반을 놓치는 거다
이모티콘 문화는 계속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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