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인터넷 방송에 관심이 없었다. 유튜브에서 편집된 영상만 보는 사람이었다. 근데 어느 날 추천 영상에 뜬 스트리머 하이라이트 클립을 클릭한 게 시작이었다. 3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는데, 그 스트리머의 리액션이 너무 웃겨서 관련 영상을 더 찾아보게 됐다. 하이라이트 영상 10개 정도를 연달아 보고 나니까, 이 사람의 실시간 방송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처음으로 트위치에 접속했다. 편집된 영상과 실시간 방송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편집 영상은 재밌는 부분만 추려서 보여주지만, 실시간은 모든 순간이 생중계된다. 지루한 순간도 있고, 예상치 못한 순간도 있고. 근데 이 예상 불가능성이 오히려 매력이었다. 편집된 영상은 결말을 알 수 있지만, 실시간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이 긴장감과 현장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채팅에 참여하면서 다른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반응을 공유하는 경험도 새로웠다. 같은 걸 보면서 같이 웃고 같이 놀라는 이 집단 경험이 중독성이 있다. 처음에는 한 스트리머만 봤는데, 그 스트리머가 합방하면서 다른 스트리머를 알게 됐다. 그 스트리머도 재밌어서 팔로우하고, 또 거기서 또 다른 스트리머를 발견하고. 이런 식으로 시청 범위가 점점 넓어졌다. 지금은 정기적으로 보는 스트리머가 5명 정도이고, 가끔 보는 스트리머까지 합치면 10명이 넘는다. 이 넓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는데, 돌이켜보면 입덕 루트의 전형적인 패턴인 것 같다. 스트리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면 새로운 방송을 발견하기가 쉬워진다. 누구랑 누구가 친한지, 어떤 그룹이 있는지를 알면 취향에 맞는 스트리머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 처음 몇 달은 무료로 시청만 했다. 근데 어느 날 스트리머가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방송하는 걸 봤는데,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처음으로 도네이션을 했다. 3,000원이었다. 그 3,000원에 스트리머가 내 닉네임을 부르면서 고맙다고 한 순간, 후원의 매력을 알게 됐다. 내 이름이 방송에서 불리고, 내 메시지에 스트리머가 반응하고. 이 소통 경험이 이후 꾸준한 후원으로 이어졌다. 큰손탐지기에서 다른 시청자들의 후원 현황을 보면, 나처럼 소액으로 시작해서 점점 후원 빈도가 늘어나는 패턴이 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트리머 디스코드에 가입하면서 입덕의 깊이가 한 단계 더 깊어졌다. 방송 시간 외에도 다른 팬들과 소통하고, 방송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팬아트를 보고. 방송이 단순한 시청에서 커뮤니티 활동으로 확장됐다. 디스코드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같이 방송을 보면서 채팅하는 것도 재밌다. 혼자 볼 때보다 같이 볼 때 방송이 더 재밌어지니까. 이런 사회적 경험이 인터넷 방송의 숨은 매력이다. 오프라인 팬미팅이나 이벤트에 참여하면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 된다. 온라인에서만 봤던 스트리머를 직접 만나면 감회가 새롭다. 입덕이 깊어지면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었다. 첫째, 시간 관리다. 방송 보느라 다른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나도 한때 방송에 너무 빠져서 수면 시간이 줄었던 적이 있다. 둘째, 금전 관리다. 후원에 너무 많은 돈을 쓰면 안 된다. 자기 형편에 맞는 범위 내에서 후원하는 게 중요하다. 충동적인 후원을 피하기 위해 월 예산을 정해놓는 걸 추천한다. 셋째, 건강한 팬 관계를 유지하는 거다. 스트리머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스트리머의 개인 생활에 과도하게 관여하려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즐기는 게 중요하다. 주변에 물어보면 입덕 경로가 다양하다. 게임 대회를 보다가 선수 출신 스트리머를 알게 된 사람, 친구 추천으로 시작한 사람, SNS에서 클립을 보고 빠진 사람 등. 시작점은 다르지만 결국 실시간 방송의 매력에 빠지는 과정은 비슷하다. 실시간 후원 순위 확인에서 인기 스트리머를 탐색하는 것도 새로운 입덕 루트가 될 수 있다. 후원이 활발한 스트리머는 그만큼 콘텐츠가 매력적이라는 뜻이니까. 단순히 영상을 보는 행위를 넘어서, 인터넷 방송은 하나의 문화이자 커뮤니티다. 시청, 채팅, 후원, 팬 활동, 커뮤니티 참여까지 다양한 차원의 경험을 제공한다. 내가 이 문화에 빠져든 과정을 돌아보면, 모든 단계가 자연스럽고 즐거웠다. 아직 인터넷 방송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부터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거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입덕 루트가 열릴 거다.시작은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처음 실시간 방송에 들어갔을 때의 충격
한 스트리머에서 여러 스트리머로 확장되는 과정
후원의 세계에 발을 들인 순간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되면서 빠져든 깊이가 달라졌다
빠져드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
다른 사람의 입덕 루트는 어떨까
인터넷 방송은 하나의 문화다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