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만 해도 저는 인터넷방송이 뭔지도 잘 몰랐습니다. 유튜브로 가끔 클립 영상 보는 정도였지 생방송을 찾아서 보는 건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매일 방송을 챙겨보고, 팬카페 활동도 하고, 굿즈도 모으는 본격 덕후가 됐습니다.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는지 그 과정을 써볼게요. 모든 건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시작됐어요. 어느 날 밤에 심심해서 유튜브를 돌리고 있었는데, 추천 영상에 한 스트리머의 하이라이트 클립이 떴거든요. '별 거 아니겠지' 하면서 별 기대 없이 눌렀는데, 진짜 미친 듯이 웃겼어요. 5분짜리 영상을 보고 나니까 관련 영상이 우르르 뜨더라고요. 그날 밤에 그 스트리머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거의 다 봤습니다. 새벽 3시까지요. 다음 날 출근해서 졸면서도 점심시간에 또 영상을 찾아봤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재밌는 영상 좀 보는 거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클립 영상만 보다가 '이 사람 생방송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처음으로 생방송을 찾아갔어요. 플랫폼에 들어가서 방송 시작 알림을 켜놨다가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입장했는데, 생방송은 클립이랑 완전히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실시간으로 스트리머가 말하고 반응하는 걸 보면서,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어요. 처음에는 채팅을 칠 엄두가 안 나서 한참을 그냥 봤는데, 용기를 내서 '안녕하세요 처음 왔어요'라고 쳤더니 스트리머가 '어서오세요~'라고 말해주시는 거예요. 모니터 속 사람이 나한테 말을 하다니,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생방송을 한 달 정도 꾸준히 보다가 드디어 첫 구독을 눌렀습니다. 구독 알림이 뜨면서 스트리머가 제 닉네임을 불러줬는데 그 순간 진짜 심장이 뛰었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 첫 후원도 했어요. 3천 원짜리였는데 메시지를 뭐라고 쓸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결국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라고 간단하게 보냈는데, 스트리머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요'라고 해주시는 순간 3천 원이 아깝지 않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이때부터 서서히 덕질의 나락에 빠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방송만 보다가 팬카페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팬카페에는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더라고요. 방송 감상, 팬아트, 짤 모음, 이벤트 같은 것들이요. 처음에는 가입해서 글만 읽었는데, 다른 팬들의 글을 보면서 '나만 이렇게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디스코드 서버에도 들어갔는데, 여기서는 실시간으로 다른 팬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더 재밌었어요. 방송 시작 전에 모여서 잡담하고, 방송 중에 실시간 감상을 나누고, 방송 끝나고 하이라이트를 공유하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덕질의 심화 과정은 역시 굿즈였어요. 스트리머가 굿즈를 출시했다는 공지를 보고 '이건 안 살 수 없지'라면서 바로 주문했거든요. 첫 굿즈는 아크릴 스탠드였는데, 택배를 받고 뜯을 때의 설렘이 크리스마스 선물 뜯는 기분이었어요. 그 이후로 슬로건, 포토카드, 키링 같은 굿즈들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책상 한쪽이 굿즈로 가득 차 있더라고요. 회사 동료가 제 책상을 보고 '이거 다 뭐야?'라고 물었을 때 좀 민망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솔직히 덕질을 시작하고 나서 시간과 돈이 꽤 들어가게 됐어요. 매일 2~3시간씩 방송을 보고, 팬카페와 디스코드 활동에 또 시간을 쓰고, 굿즈 구매에도 돈이 나가니까요. 한 달에 방송 관련으로 쓰는 돈이 구독료 포함해서 대략 5~8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게 부담이 됐는데, 다른 취미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더라고요. 골프나 등산 같은 취미도 장비비만 몇십만 원이 드니까요. 큰손탐지기로 다른 시청자들의 후원 금액을 보면 저는 오히려 소소한 편이에요. 덕질을 시작한 이후로 일상이 많이 달라졌어요. 가장 큰 변화는 매일이 기다려지는 게 생겼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퇴근 후에 특별히 할 게 없어서 심심했는데, 지금은 '오늘 방송에서 뭘 할까' 기대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거든요. 주말에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방송 보는 게 일상이 됐고, 팬덤 활동을 통해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어요. 다만 방송 때문에 운동이나 자기계발 시간이 줄어든 건 좀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저처럼 인터넷방송 덕질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요. 첫째, 처음부터 너무 깊이 빠지지 말고 천천히 즐기세요. 생방송부터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클립이나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아요. 둘째, 커뮤니티 활동은 적극 추천합니다. 혼자 보는 것보다 같이 보는 게 훨씬 재미있거든요. 셋째, 금전적으로 무리하지 마세요. 후원이나 굿즈 구매는 자기 형편에 맞게 해야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덕질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니까요. 저도 아직 덕질 1년밖에 안 됐지만 앞으로도 오래오래 즐기고 싶어요. 인터넷방송이라는 세계는 알면 알수록 깊고 넓더라고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으니까 천천히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합방도 가보고 싶고, 팬미팅도 참가해보고 싶고, 팬아트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 글을 읽고 인터넷방송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가볍게 시작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인생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저처럼요. 덕질이라는 게 처음에는 약간 부끄럽기도 했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인터넷방송 좋아한다고요.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게 뭐가 부끄러운 거겠어요. 오히려 아무것에도 열정이 없는 것보다는 뭔가에 진심인 게 훨씬 멋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덕질은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취미예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이 취미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덕질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되네요. 다른 덕후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5년, 10년 넘게 한 스트리머를 응원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오래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덕질은 인생의 양념 같은 거니까요.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있으면 훨씬 맛있는 인생이 되는 거죠.시작은 알고리즘이었다
생방송을 처음 찾아간 날
첫 구독과 첫 후원의 추억
팬카페와 디스코드 입성
굿즈의 세계에 빠져들다
덕질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
덕질이 일상에 준 변화
1년차 덕후가 입문자에게 드리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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