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업 스트리머를 하겠다고 부모님한테 말했을 때의 반응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아버지는 한마디도 안 하시고 일어나서 방에 들어가셨고, 어머니는 '그래서 뭘로 먹고살 거니?'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셨어요. 그게 2년 전이에요. 사실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죠. 대학까지 나와서 멀쩡한 직장 다니다가 갑자기 인터넷 방송을 한다니. 부모님 세대에서는 스트리머라는 직업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거니까요. 이 글은 스트리머가 되면서 가족 관계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갈등은 어떻게 풀었는지, 지금은 어떤 사이인지를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요. 부모님과의 갈등은 크게 세 가지에서 비롯됐어요. 첫째, 직업의 안정성 문제.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거냐', '퇴직금도 없고 사회보험도 없잖아' 같은 현실적인 걱정이었어요. 둘째, 사회적 인식. '남들한테 네 아들이 뭐 한다고 말하냐', '스트리머가 뭐야 놀고 먹는 거 아니냐' 이런 인식의 문제였죠. 셋째, 건강 걱정. '밤마다 그렇게 앉아있으면 몸 버린다', '밥은 제때 먹고 다니냐' 같은 부모 마음이었어요. 처음 6개월은 진짜 힘들었어요. 명절에 가면 친척들 앞에서 부모님이 제 직업을 말하기 어려워하시는 게 보였고, 전화 통화할 때마다 '취업할 생각은 없니?'라는 말이 꼭 나왔거든요. 그때 저도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큰 소리를 낸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잘못한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되니까 걱정하신 거였어요. 말로는 아무리 설명해도 부모님한테 와닿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숫자로 보여주기로 한 거죠. 스프레드시트에 월 수입을 정리해서 보여드렸어요. 첫 달은 30만 원, 두 번째 달은 50만 원... 점점 올라가서 6개월 차에는 200만 원을 넘었거든요. 이걸 보시고 나서야 아버지가 처음으로 '생각보다 되는구나'라고 하셨어요. 그 한마디가 저한테는 엄청난 인정이었습니다. 수입뿐만 아니라 시청자 수 추이, 구독자 증가 그래프, 앞으로의 성장 계획도 같이 보여드렸어요. 마치 회사에서 사업 보고하듯이요. 이게 효과가 컸던 이유는, 부모님이 '이 아이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게 아니라 계획적으로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소통하는 게 부모님 세대에는 더 설득력 있더라고요. 결정적인 전환점은 부모님한테 방송을 직접 보여드린 날이에요. 어머니가 궁금해하셔서 한번 보여드렸는데, 시청자들이 채팅으로 응원하고, 도네이션 메시지가 올라오고, 제가 그걸 읽으면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시더니 표정이 바뀌시더라고요. '사람들이 네 이야기를 이렇게 좋아하는구나'라고 하시면서요. 그날 이후로 어머니가 가끔 방송을 보러 오세요. 물론 닉네임으로 들어오시니까 시청자들은 모르지만, 나중에 전화해서 '오늘 방송 재밌었어'라고 하실 때 진짜 뭉클합니다. 아버지도 직접 보시진 않지만, '오늘 사람 많이 들어왔냐?'하고 물어보실 때가 있어요. 관심을 가지시기 시작한 거죠. 동생이 하나 있는데, 처음에는 동생도 반대 쪽이었어요. '형, 진짜 이거 괜찮아?'라면서 걱정했죠. 근데 동생은 같은 세대라 스트리머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모님보다 훨씬 높았어요. 몇 달 지나니까 오히려 제 방송을 열심히 봐주기 시작했고, 지금은 편집도 가끔 도와주는 든든한 서포터가 됐습니다. 재밌는 건 동생이 친구들한테 '내 형이 스트리머야'라고 자랑한다는 거예요. 동생 친구들이 제 방송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가족이 팬이 되는 경험은 좀 특이하면서도 감사한 일이에요. 다만 방송에서 가족 이야기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지나친 사생활 노출은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요. 스트리머한테 명절은 긴장의 시간이에요. 친척들이 모이면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 있거든요. '요즘 뭐 하니?', '아직 그거 하고 있어?', '수입은 괜찮아?'. 처음에는 이런 질문에 움찔했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대답합니다. '인터넷 방송 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잘되고 있습니다' 이렇게요. 자신감 있게 대답하니까 분위기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어머니가 최근 명절에 친척들 앞에서 '우리 아들 방송 잘하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봐'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을 때,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2년 전에 울먹이시던 분이 지금은 자랑을 하고 계시다니. 그 변화가 저한테는 어떤 상이나 트로피보다 값진 성과입니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을 얻었으면 보답도 해야겠죠. 저는 매달 부모님한테 일정 금액을 드리고 있어요.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내가 이 직업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부모님한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직업의 장점을 살려서 부모님과 평일에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직장인은 평일에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가기 어려운데, 스트리머는 스케줄 조정하면 가능하거든요. 가끔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을 배달 보내드리기도 하고, 생신에는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기도 해요. 이런 작은 것들이 쌓이면서 '스트리머라는 직업이 우리 가족한테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는데 제가 마침 방송 중이었어요. 시청자들이 '어머니 바꿔줘요!'라고 난리가 나서 잠깐 통화를 연결했는데, 어머니가 시청자들한테 인사하시면서 '우리 아들 잘 봐주세요~'라고 하셨거든요. 그날 채팅창이 역대급으로 뜨거웠어요. 시청자들이 '어머니 너무 귀여우시다', '효자네' 이러면서 도네이션이 쏟아졌습니다. 그 이후로 가끔 가족이 자연스럽게 방송에 등장하는 게 하나의 콘텐츠가 됐어요. 물론 가족한테 사전에 동의를 받고 하는 거고, 불편해하시면 바로 중단합니다. 가족이 편하게 참여하시는 선에서만 진행하는 게 중요해요. 가족이 응원해주기 시작했다고 해서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에요. 어머니는 여전히 '건강 챙겨라', '밥 잘 먹어라' 하시고, 아버지는 '저축은 하고 있냐' 물어보시죠. 이 걱정은 영원히 안 사라질 거 같은데, 그게 가족이니까요. 오히려 걱정해주시는 게 감사한 거죠. 다만 이전과 다른 건, 그 걱정의 톤이 '하지 마라'에서 '잘해라'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이 차이가 정말 큽니다. 가족한테 스트리머 활동을 인정받고 싶다면, 몇 가지 조언을 드릴게요. 첫째, 감정적으로 싸우지 마세요.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건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걱정이 되니까예요. 그 마음을 이해하고 차분하게 소통하세요. 둘째, 숫자로 보여주세요. 수입, 시청자 수, 성장 추이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말보다 설득력 있습니다. 셋째, 시간을 주세요. 이해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에요.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언젠가 인정받는 날이 옵니다. 넷째, 가족에게 보답하는 행동을 꾸준히 하세요. 작은 선물이든, 용돈이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든. 내가 이 직업 덕분에 가족한테 더 잘해줄 수 있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강력한 설득입니다. 처음에는 반대하시던 가족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 편이 되어줍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뿐이에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결과로 보여주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가족 관계는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어요. 저도 스트리머를 안 했으면 부모님과 이렇게 깊은 대화를 나눌 일이 없었을 거예요. 갈등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된 거죠. 가족 걱정 때문에 스트리머를 포기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 끝까지 해보시길 응원합니다.부모님, 저 스트리머 할게요
이해할 수 없는 직업 – 초기 갈등의 시작
숫자로 보여주는 설득 – 첫 번째 전환점
방송을 직접 보여드린 날
형제자매와의 관계 변화
명절, 가장 긴장되는 시간
가족에게 보답하는 방법
가족의 방송 참여 – 예상치 못한 콘텐츠
아직도 걱정은 계속된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마무리 – 가족은 결국 내 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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